[소셜 솔루션 스타트업] 전문성 살린 시니어 창업의 모범, '솔라미션'과 '실버톡'

2022-03-02

시니어 창업이 늘고 있다. 100세 시대, 은퇴 후 수십 년을 소비만 하면서 지낼 수 없는 현실적 이유로 생계형 프랜차이즈 창업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 집 건너 한 집이 치킨집, 카페, 편의점이 된 것이 그 때문인데, 프랜차이즈 창업은 비교적 쉽게 할 수 있는 만큼 폐업률도 높아 큰 문제다. 


반면, 특정 분야에서 쌓은 전문성을 살려 기술형 창업을 하는 시니어들도 있다. 인생 1막을 통해 확보한 많은 경험과 인맥을 활용하는 만큼, 청장년 창업에 비해 유리한 면이 많고 성공 가능성도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전문성을 살린 시니어 창업의 모범 사례로 햇빛과 매우 유사한 LED 조명을 개발한 ‘솔라미션’, 어르신을 위한 치매예방 학습지를 제공하는 ‘실버톡’을 소개한다. 대표의 나이가 60대라는 점 외에도 두 신생 기업은 수익 창출뿐 아니라 사회적 기여를 주요 목표로 삼아 사회적기업이 되고자 하며 현재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되었다는 점에서도 공통적이다.
 


○ ‘솔라미션’, 실내에서도 햇빛 샤워 가능한 건강 LED조명 세계 최초 개발

   지하에 거주하는 독거어르신과 외국인노동자 숙소에 햇빛등 선물, 사회 공헌에도 앞장


▲ 햇빛과 유사한 빛을 내는 조명을 개발해 특허 출원한 성기숙 라미션 대표가 휴대용 분광계로 빛의 스펙트럼을 측정해 보여주고 있다. [솔라미션 제공]


“반지하나 지하에 거주하는 가구는 대부분 기초생활수급자와 같은 경제적인 약자이며 그 수는 전국 40여만 가구에 이릅니다. 모두가 안방에서도 햇빛을 누리는 그날까지 건강한 조명을 보급하고 소외된 이웃들도 돕고 싶습니다.”

2022년 1월, 경기형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된 ‘솔라미션’은 햇빛에 가장 가까운 인공채광을 개발해 누구든 햇빛의 혜택을 받으며 건강하게 살도록 하겠다는 사명감으로 퇴직 전문가 3인이 합심해 만든 친환경·건강 조명 전문 기업이다. 솔라미션의 성기숙 대표는 전자재료공학 박사로 관련 기업에서 연구자와 경영진으로 근무하다 퇴직했고, 기획은 LED 경력 20년인 최우성 전 티라이트(주) 대표, 마케팅은 하종범 전 한국기술교육대학교 교수가 맡고 있다. 

성기숙 대표는 햇빛을 보지 못하게 하고 인공조명 아래에서만 살게 했더니 쥐의 수명이 절반 이하로 단축되었다는 실험 결과를 소개했다. 지금은 고인이 된 미국의 광생물학자 존 오트(John N. Ott) 박사는 조명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구했는데, 그가 진행한 실험에서 햇빛을 받으며 산 쥐의 수명은 평균 16.1개월이었으나, 흰색 조명에서는 8.2개월, 핑크빛 조명에서는 7.5개월밖에 살지 못했다고 한다. 반면, 햇빛과 유사한 풀스펙트럼 조명 아래에서 산 쥐의 수명은 15.6개월이었다고 한다. 조명이 건강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 확인시켜준 이 연구 결과는 솔라미션이 왜 햇빛의 파장을 그대로 담은 조명 개발에 매달리는지에 대한 설명이기도 하다.  


 ▲ 사회공헌 활동에 앞장선 '솔라미션'은 반지하 방에 거주하는 홀몸어르신과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해 햇빛등을 기부했다. [솔라미션 제공]

 

솔라미션은 기존 LED에 적외선을 포함시키고, 피부 노화·피부암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자외선, 눈건강을 해치고 숙면을 방해하는 블루라이트는 없애 정오에 내리쬐는 햇빛과 색온도가 유사한 조명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선크림 바를 필요 없이, 아무 걱정 없이, 누구나 쏘일 수 있는 햇빛을 인공으로 만들어낸 것이다. 

그동안 전구형(10W)과 사각형 방등(50W) 햇빛등의 제품 개발을 완료했다. 계속 실내에서 지낼 수밖에 없는 노약자나 환자들이 일광욕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지하에 위치한 체육시설에 설치하면 햇빛 받으며 운동하는 효과를 볼 수 있게 되는 투광햇빛등(100W)도 개발했다. 일부 제품은 식물을 키우는 데도 좋다며 재구매 의사를 밝힌 많은 소비자들이 대기하고 있는 등 시장 검증도 끝나 바로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또한, 사회적기업을 지향하는 만큼 사회공헌 활동에도 적극 나섰다. 사회복지기관과 노인복지센터에 제품을 기부해 반지하에 거주하는 독거어르신 댁과 외국인노동자 숙소의 조명을 교체해 주기도 했다.  

성기숙 대표는 “디자이너인 아들이 카페 인테리어에 활용하고 싶다며 저녁 햇살과 유사한 느낌의 감성조명 개발을 요청해 ‘노을등’이라는 이름의 신제품을 개발하기 시작했다”면서 “U자형으로 구부러진 FPL 형광등 대체용 LED(15W) 등 더 다양한 제품을 개발해 인공채광 시장을 개척하고 자연채광 장치 시장을 잠식하면서 건강한 조명을 널리 보급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 ‘실버톡’, 집에서 받아보는 어르신 맞춤 두뇌자극, 치매예방 학습지

   기자 출신 60대 여성 3인이 함께 창업, 전문성 발휘하며 질높은 콘텐츠 생산 


▲ ‘실버톡’ 창업 멤버 3인은 20대 중반 매거진의 기자로 만나 오랫동안 함께 일했고, 퇴직 후 각자 다양한 활동을 하다가 창업을 위해 다시 뭉쳤다. 왼쪽부터 김경화 씨, 이은숙 대표, 신영식 씨. [실버톡 제공] 


고령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병이 치매라고 한다. 모든 질병이 그렇듯, 치매도 치료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치매 전 단계로 알려진 ‘경도인지장애’는 일상생활은 가능하지만 기억력이 떨어지는 등 경미한 인지장애가 시작된 상태를 말하는데, 이중 10~15%는 치매로 진전되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해 조치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버톡’은 경도인지장애 판정을 받은 80대 어머니에게 도움이 될 프로그램을 찾아 헤매다가 관련 콘텐츠가 너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은 딸이 직접 발벗고 나서 만들기 시작한 치매 예방 전문 학습지의 이름이자 기업명이다.  
유명 매거진의 기자와 편집장으로 활약하다 퇴직한 이은숙 실버톡 대표는 재미있게 읽고 문제를 풀면서 인지 기능 강화가 되는 학습 매거진을 통해 노년기 삶의 질 향상에도 기여하겠다는 목표로 함께 기자 생활을 했던 친구, 김경화·신영식 씨와 합심해 2021년 창업했다. 사업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경력과 전문성을 발휘해 질좋은 콘텐츠를 생산하면서 고객과 전문가들에게 호평받고 있다. 고용노동부 부처형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되었으며 신규 직원도 고용해 일자리 창출도 했다.

‘실버톡’은 치매를 걱정하는 노년층에게 맞춤형 학습지를 매주 우편으로 배송한다. 스마트폰 앱이나 PC를 이용한 온라인 교육이 아니라 종이 인쇄물의 형태를 선택한 것은 치매 예방에 좋은 손글씨 쓰기를 유도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고령의 독자층을 위해 판형과 글자 크기도 일반 인쇄물보다 키웠다. 학습지는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매일 4페이지씩 문제를 규칙적으로 풀면서 언어능력, 기억력, 집중력, 계산능력, 시공간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흥미로운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실버톡은 콘텐츠의 수준에 있어서 경쟁력이 있다고 자부합니다. 유사 학습지의 경우, 어르신 눈높이에 맞추지 않고 어린이 학습지를 흉내 내는 식으로 만들어진 것들이 많아 만족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거든요. 저희 실버톡은 어르신들이 보셨을 만한 옛날 TV 드라마에 대해 알려주면서 추억을 되살리고, 드라마 내용을 통해 문제도 출제하고, 잡지 스타일의 읽을거리가 풍성하며 디자인도 훌륭합니다.

학습지에 관심은 있으나 정기구독을 바로 시작하기는 부담스러운 독자들을 위해 현재 실버톡 홈페이지에서 무료 샘플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배송료 3000원만 받고 18,000원 상당의 학습지 4권을 무료로 보내주고 있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서는 학습지 4권을 18,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무료 샘플을 살펴본 뒤 마음에 든다며 정기구독을 신청하는 이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한다. 개인 정기구독뿐 아니라 관공서의 어르신 돌봄 사업용 선물로 대량 납품도 하기 시작했다. 서
울시 광진구청에서 250명의 독거어르신을 위한 돌봄 사업에 실버톡을 활용하겠다면서 3월부터 정기적으로 주문을 하고 있다. 시니어를 위한 다양한 복지 사업을 고민하고 있는 지자체와 공공기관이 많은 만큼 실버톡을 찾는 곳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노년층의 눈높이에 맞는 생활밀착형 읽을거리를 제공하고 흥미로운 퀴즈를 풀면서 노년기 우울증과 무기력을 예방해 삶의 질도 높아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실버톡 홈페이지(https://www.silver-talk.com)에서 무료 샘플을 신청하면 치매예방 학습지 1개월분 4권을 받아볼 수 있다. [실버톡 제공] 

 

쉴새없이 도전하고 좌충우돌하면서 하나하나 깨우쳐가고 있다는 이은숙 대표는 시니어 창업의 모범이 될 만한 멘토도 찾기 어렵고 창업 교육의 내용은 주로 청년들의 눈높이에 맞춰져 있는 것 같아서 실버톡 창업 멤버들끼리 우리의 경험을 잘 기록해 50~60대를 위한 창업 콘텐츠로 정리해 보자는 이야기를 나눈 적 있다”고 말했다. 

긴 기간 동안을 생산적인 일은 하지 않고 취미생활만 하면서 보내기에는 남은 시간이 너무 길어요. 은퇴 후 일을 찾는 사람들에게 사회적기업 창업에 도전해 보라고 추천하고 싶어요. 돈만 좇기보다는 사회적으로 의미도 있고 성장 가능성도 있는 분야에 더 많은 은퇴자들이 진입해 함께 일하면 좋겠어요.” 

이은숙 대표는 “시니어들을 위해 창업 지원 사업도 연령대별 특성에 맞춰준다면 더 효과가 클 것”이라며 “모든 것이 인터넷 중심이 되었는데 이에 낯설어하는 시니어들의 심리적 허들을 낮춰주기 위해 인터넷 사용과 SNS 활용법, 카드뉴스 제작 등의 실무를 눈높이게 맞춰 교육해 준다면 효과적일 것”이라고 제안했다. 


* 위에 소개된 팀들은 사회적기업가를 꿈꾸며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지원으로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에 참여했습니다.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사회적기업 창업을 준비중인 팀을 선발하여 사회적 목적 실현부터 사업화까지 사회적기업 창업의 전 과정 지원 

 [교육, 멘토링, 창업공간, 자원연계, 최대 5천만원의 사업비(2022)] 


 환경특화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지속가능한 삶과 비즈니스를 준비하는 사회적기업 창업팀을 선발하여 전문적으로 지원하는 업종특화 육성사업 


 사회적기업육성사업 알아보기

 https://www.socialenterprise.or.kr


 2022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공고 알림받기

 https://forms.gle/pYQVhEubeSLXiQUR8



글 : (주)엔빌 콘텐츠팀 '스타트레일매거진' 정희정 편집장 

사진 : 솔라미션, 실버톡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