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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레일+더밀크TheMiilk] 재택근무 실패하지 않는 법과 코로나 수혜기업 '줌' 이야기

등록일
2020.03.31

 

재택근무, 실패하지 않는 법


재택근무가 뉴노멀이 되고 있습니다. 

재택근무의 장점으로 "출퇴근 스트레스가 없어서 좋다. 출퇴근 시간을 벌 수 있다"를 꼽습니다. 또 육아와 병행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한국의 많은 직장인들은 가족과 시간을 많이 보내지 못했던 것에 대한 미안함이 많았을 것입니다. 재택근무는 이 점을 해소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재택근무의 단점도 적지 않았습니다. 더밀크의 설문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응답자들은 재택근무의 단점으로 '외로움' '업무 효율성 떨어짐' '삶의 질 저하' '업무강도 증가' '의사소통 부재' 등을 꼽았습니다. 재택근무를 오래하다 보면 겪게 되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재택근무를 하면서 나타나는 가장 큰 문제는 기술 이슈가 아니라 신뢰부족, 외로움 등 '감정적'인 것입니다. 상사는 직원이 집에서 열심히 일하지 않을 것이라고 의심하고, 재택근무 초보자는 정보 부족에 시달립니다. 사무실에서 일할 때는 간단히 얻었던 답변도 집에서는 얻을 수 없기 때문이죠. 사회적 외로움도 증가합니다. 


재택근무 환경도 이슈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로 학교가 폐쇄되면서 아이들도 함께 집에 있습니다. 육아를 동반한 재택근무는 일에 집중하기 어려운 구조가 됩니다. 매우 산만한 환경인 것이죠.


때문에 뉴욕타임즈 기사에서 인용한 것처럼 코로나 바이러스 이후에도 각 직장에서(상황에 따라) 1~1.5일 정도 재택근무를 검토해보는 것은 꽤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정상화 이후, 재택근무를 원하는 임직원이 많다고 할 때 어떻게 재택근무를 지원해야 할까요. 하버드비지니스리뷰가 제시한 ‘재택(원격) 근무 관리법’을 소개합니다. 패스트컴퍼니의 조언도 비슷합니다. 


재택근무 환경에서 일을 잘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점은 '격려' 그리고 '정서적 지원' 입니다. 재택근무로 급변한 상황에서 관리자는 직원의 불안과 우려를 경청해야 합니다. 재택근무를 하니 편하겠다가 아닌 새로운 환경에서 일을 하는 게 힘들겠다고 하는 이해가 있어야 합니다. 


또 매일 할 일을 체계적으로 정해야 합니다. 재택근무를 성공적으로 관리하는 상사는 매일 직원과 전화를 합니다. 단독으로 일하는 경우가 많은 직원에게는 일대일 전화를, 공동작업이 많은 팀은 팀전화를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전화를 '규칙적이고 예측 가능하게'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게 되면 직원은 매일 통화를 하면서 우려하는 점과 질문 등을 지속적으로 상사에게 이야기하게 됩니다. 재택근무를 할 때 업무를 어떻게 하겠다는 규율을 직원과 함께 만드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제공해야 합니다. 좀 더 빠른 협업을 해야 하는 상황에는 슬랙이나 줌, 팀즈 등 협업 솔루션을 이용하는 회사도 늘고 있습니다.  


더밀크의 조사에 따르면, 각 회사에서 사용하는 협업 솔루션으로 MS 팀즈, 슬랙, 줌, 카카오톡, 구글 행아웃, 노션, 웹엑스 등이 꼽혔습니다. 한국에서 개발된 서비스는 카카오톡밖에 없었습니다만, 한국에도 찾아보면 플로우, 잔디 등 다른 서비스들이 있습니다. 특히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한 이주환 대표의 협업툴 스윗은 현재 급성장하며 글로벌 서비스와 경쟁하고 있습니다. 

재택근무가 정착되자 외로움과 지루함을 달래기 위한 창의적 방법도 나오고 있습니다. '스닉(Sneek)' 이란 소프트웨어는 웹캠에서 5분마다 자동으로 팀원들의 사진을 찍어 공유하고 보여주는 솔루션입니다. 마치 옆에 계속 동료가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기 위함입니다. 

디인포메이션은 줌(Zoom) 채널을 한 팀에서 2개 운영하는 회사도 소개했습니다. 1번 채널에서는 업무 대화를 하고 2번 채널에서는 잡담만 하는 방식입니다. 마치 쉬는 시간에 회사 라운지에 가서 커피 마시며 동료와 얘기하는 기분이 들게 하는 방법이죠. 


바이러스로 뜬 게 아니라 경쟁에서 이겨서 선택 받은 ‘줌’ 


코로나 바이러스 그리고 재택근무 확산으로 인해 크게 성장하는 회사도 있습니다. 

줌은 대표적인 코로나 바이러스 수혜 회사입니다. 화상회의 솔루션으로 무료 서비스도 많은데 ‘줌’을 많이 선택합니다. 현재 세계 각국의 구글 플레이 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앱 순위 1~5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지금 이 시간, 줌은 페이스북 메신저, 틱톡, 넷플릭스, 왓츠앱, 인스타그램보다 더 많이 다운로드 받는 앱입니다.  


줌의 주가는 이달(2020년 3월) 들어 26% 올랐는데 S&P500이 32%, 나스닥이 23% 떨어진 것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크게 오른 것입니다. 애플, 아마존 마저 추풍낙엽처럼 떨어진 폭락장에서 오히려 주가가 오른 회사들이 있는데 그 중 대표적인 회사가 바로 ‘줌’ 이었던 것입니다. 


줌 회의를 하는 건 이제 특별한 사례로 꼽히지도 않습니다. 뉴욕타임즈는 “우리는 줌에 살고 있다”는 기사에서 일하는 것뿐만 아니라 학교에서 강의도 하고 파티, 요가도 한다는 내용을 소개했습니다. “Z세대가 드디어 이름을 찾았다. 바로 줌세대(Zoom Generation)이다”, 베이비 부머를 빗댄 ‘주머(Zoomer) 세대’ 등 다양한 별명이 나오고 미국의 각 대학에서 줌으로 강의를 하다보니 결국 모두 ‘줌 유니버시티’ 아니냐는 얘기도 나옵니다. 

이렇게 줌을 많이 쓰다 보니 ‘줌폭탄(ZoomBombing)’이라는 말도 생겨났습니다. 화상회의 할 때 화면공유 기능을 이용, 모르는 사람이 스팸 및 음란물을 뿌리는 행위입니다.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로 부상하기 전까지 줌을 아는 이용자는 많지 않았습니다. 광고를 제대로 한 적도 없습니다. 입소문에 의한 추천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화상회의 솔루션으로 ‘줌’은 첫 번째 옵션은 아니었습니다. 


골리앗들이 있었죠. 구글의 ‘행아웃’, 마이크로소프트 ‘스카이프’, 시스코의 ‘웹엑스’, 애플의 ‘페이스타임’ 등입니다. 줌이 시장을 파고 들 때부터 구글, MS, 시스코, 애플의 솔루션이 이미 있었습니다. 그래서 줌의 성공을 믿었던 사람은 많지 않았습니다. 창업자 에릭 위안에게 조언해 준다며 “안될 것이다. 어떻게 구글, MS, 애플, 시스코를 이길 수 있겠니?”라는 말을 해준 사람이 많았다고 합니다. 더구나 줌 외에도 다른 화상회의 스타트업도 많았습니다. 창업자가 유명해서일까요? 창업자이자 CEO인 에릭 위안은 영어도 잘 못하는 오리지널 중국인이었습니다(대학 졸업 후 도미).  


하지만 에릭 위안과 줌 팀은 ‘고객의 행복’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개발에 매진합니다(이 회사는 산호세 공항에 MEET HAPPY라는 문구를 내세운 광고를 하고 있습니다). 그는 줌을 창업하기 전에 웹엑스에 있었는데 시스코가 회사가 크고 사업부가 많다 보니 ‘화상회의’ 사업에 전념하지 않고 가격이 비싸서 작은 기업이나 학교 등은 접근이 힘들다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애플 페이스타임은 회의에 적합하지 않고 구글 행아웃은 기업용 서비스를 잘 하지 못합니다. 에릭 위안과 줌은 다들 “안 될 거야”라고 할 때 기회가 있다고 본 것입니다. 


줌은 ‘본질’에 집중했습니다. PC, 모바일 등 모든 디바이스를 통해 손쉽게 참여가 가능하도록 했고 최대 1,000명이 참여할 수 있고 엔드 투 엔 드 암호화를 지원, 보안성도 뛰어납니다. 아웃룩 등을 통해 회의를 예약하고 시작할 수 있습니다. 한 회의 당 40분 미만, 동시 참여자 100명까지 무료로 쓸 수 있습니다. 


줌은 현재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학교 사용자에 한해 40분 제한을 풀었습니다. 지금은 무료로 쓰지만 앞으로 유료 전환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는 판단입니다. 실제 지난 분기 실적 발표에서 연 10만 달러 이상을 지출하고 있는 고객사 344개 중 55%가 무료 사용 후 유료 구독으로 전환했다고 합니다. 일단 줌을 인지하지 못했던 시장에 마케팅 없이 침투하고 이후에 유료 가입자로 전환한다는 계획입니다. 

창업자와 팀이 훌륭하고 기업 철학이 확실해서, 저는 줌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윗을 이긴 골리앗 그리고 아시안의 아메리칸 드림 어게인 스토리도 있습니다. 


줌은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반짝 뜬 것이 아닙니다. 기업 철학과 기술이 강하고 창업 정신이 확실한 회사이기 때문입니다. 대기업과의 치열한 시장 경쟁에서 승리했기 때문에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중에 선택을 받을 기회를 얻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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